안갯속에 빠져있던 대전 안산 첨단국방산업단지 조성이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그린벨트(GB) 해제를 발목 잡던 KDB 산업은행 감사가 완료되면서다.
기회발전특구와 경제자유구역 등 안산 산단과 엮여 있는 각종 지역 경제 발전 사업들에도 청신호가 켜진 만큼, 사업 정상화를 위한 대전시의 조속한 행정절차 이행이 요구된다.
9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안산 산단 조성에 참여하는 산업은행의 정책자금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통보했다. 지난 2023년 12월 실지 감사를 마친 지 1년 3개월 만이다.
앞서 감사원은 안산 산단 조성에 참여하는 산업은행과 나머지 사업 시행자가 공공출자 지분 배당을 민간에 이전한다는 주주 협약 내용을 적발, 감사에 착수했다. 당시 안산 산단 특수목적법인인 대전국방융합클러스터㈜는 공공부문 51%(산업은행 14.29%, 중소기업은행 14.29, 건설근로자공제회 22.24%), 민간부문 49%로 구성돼 있었다.
시는 감사원 조치에 따라 특수목적법인 측에 주주협약 변경을 공식 요청했다. 감사원 지적 사항인 개발이익 민간 이전 등에 대한 위법성을 없애기 위해서다.
또 시는 안산 산단 지분에 대전도시공사(10%)를 포함하고, GB 해제를 위해 올 상반기 내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중도위) 상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는 9월쯤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면 하반기에 보상·착공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산 산단은 지난 2020년부터 국방산업을 연계한 산업 용지와 연구시설 등을 공급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으로, 사업비는 약 1조 4000억 원이다. 해당 산단은 현재 전체 면적 159만 1000㎡ 중 87% 이상인 138만 9248㎡가 GB로 지정돼 있다.
이에 시는 2023년 5월 GB 해제를 위한 중도위 심의를 받았으나 '재심의' 판정을 받았고, 같은 해 8월엔 도시공사 지분 참여와 주거·산업용지 재검토 등 조건부 해제로 의결됐다.
이후 시는 지난해 4월 중도위에 안산 산단 GB 해제를 위한 조건 이행 계획 보고를 진행했지만, 중도위 측에서 산업은행 감사 조치 이후 다시 보고를 진행하자고 통보하며 잇따라 지연됐다.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산단 인근 주민들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주민 A 씨는 "안산 산단을 조성하겠다고 말한 지 10년이 넘었다. 재산권이 묶인 채 그저 오매불망 GB 해제만 기다릴 뿐"이라며 "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않고,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안산 산단의 큰 걸림돌이었던 산업은행 감사 결과가 완료되자, 연계돼 있는 경제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안산 산단은 지난해 6월 정부로부터 GB 해제를 조건으로 제1차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됐다.
현재까지 안산 산단엔 우주항공분야 지역 강소기업 세트렉아이, 수도권에서 이전을 약속한 동인과학 등 국방 관련 우수 기술력을 갖춘 39개 국방기업이 651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와 함께 안산 산단은 대전시와 세종시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경제자유구역에 대상지로 포함된 상태로, GB 해제 시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 관계자는 "산업은행 감사 조치 사항을 최근 통보받았으며, 주주협약 수정·변경 중"이라며 "연내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일보 이태희기자 2025.3.09 기사발췌
